살아가는 얘기

에 휴 ~ 나란 놈이 이래요.

팔방미인 이래 2009. 5. 15. 08:51

어제 새벽 5시20분 샤워를 하고 있는데

1층 사는 며느리가 어머니를 찾으며 올라왔다

그렇다. 애가 나올날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산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때 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약속은  6시30분에 만나기로 했으니 시간은 아직 남아 있기야 하지만

집안의 어른이요 하나밖에 둘도 없는 며느리가 장손을 낳는다는데

나 몰라라 할수도 없는 노릇이요.

그렇다고 오도 방정을 떨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머리는 멍하고 눈은 시계에 가 있고  안사람 눈치만 보고있는 마음은

에효 - 이게 갈등이로고......

하여 슬쩍 차를 두고 갔다 오겠다고 했더니 마음대로 하란다.

그렇다 시애비가 할일이 없는것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위급한 경우를 생각하여 차를 두고 전철과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배낭을 메고 나오려는데 ..... 아들 생각이 났다

1층에 내려가 아직 사태도 모르고 자고 있는 아들녀석을 깨워 호통을치고

네가 이제 애비가 되니 알아서 하라고 책임 회피를 하고 올라오니

며느리가 못 견디겠단다. 이게 어디 견디고 못견디고의 문제겠는가?!

 

집안 식구 (개 제외) 몽땅 병원에 가서 일단 입원시키고 

안사람에게 요렇게 말을 했다.

"혹 사돈내외가 오면 어떻게 보겠는가 시애비가  ......그렇지 않은가 ?! 하여

나는 애 낳으면 오겠네" 하고는 냅다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떴고

하루 종일 잘 놀았다, (치마난초 보러갔다)

전화 20번도 더했다. 딱 한통 통화됐다.

 

집에 오니 개가 저질러 논 일이야 뻔한것이고 .....슬슬 애가 궁금해진다.

아들에게 전화를했다, 그냥 병원 2층으로 오란다.

주인이 불러 뛰어가는 강아지 마냥 달렸다,

안사람이 보인다. 뭐 별 다른 반응이없다.

아직도 며느리는 비명만 지르고있다. 7시간째란다.

 

사부인이 오고 있는 중이란다. 휴 ~ 체면 치레는 될것 같다.

 

2cm만 더버러지면 충분히 나올수 있다 하기에 아들 녀석을 남겨두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아들의 전화다. 안사람 안색이 좀 변한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분명 자연 분만이 가능 하다  하였는데.....

 

의사 간호사 두 엄마 아들녀석이 모여 의견이 분분하다.

의사 보다 애를 낳아본 엄마들도 뭘 안다고 ....

수술을 하자는 의사에게 이런저런 이유를 대가며 자연분만을 요구 한다

옆에서 안절부절하는 아들이 애처럽다.

두 사돈간에 눈물 콧물 흘려가며 수술을 결정했다.

결정이 떨어지자마자 20분만에 손자를 볼수 있었다.

5월14일 23시46분 2.96kg의 사내녀석을.....

 

그렇다 할배가 해도 너무 했다. 아닌가? 잘한건가 ? 

 

그리고 나는 어제 치마난초를 보았다. 아직은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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