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전에 집에서 샤워를 하다 방에 있는 마누라에게 “여보 다했으면 빨리 나오지” 했더니 어리둥절 하더니 병원엘 가보라 하더이다 그래서 어릴 때 목욕탕 얘기를 했더니 낄낄거리고 웃더이다.
요즘도 가끔 온천엘 간다던지 하면 여탕에다 대고 실없이 영자씨 다했으면 빨리 나와 하고 소릴 지른후 시치미를 때고 휴게실에 앉아서 정말 영자가 있나 살피기도 한다.
그러니까 거 뭣이냐 하여튼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에
아마도 여름에는 누구든 목욕을 자주 했을것이다.
산촌에서는 계곡에서, 농촌은 냇가나 강가에서 했을것이고
어촌에서는 바다에서 변변한 수영복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저 홀랑벗고
동무들과 어울려 잘 놀고 씻고하다 추석 무렵 부터 다음해 하지까지는 날잡아 목욕탕이라는델 가던가 집에서 물데워 부엌이나 광에서 뭐 대충 했을것이다. 그런데 본인은 불행 하게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의 목욕탕을 이용하였기에 서울의 목욕탕 얘기를 하려고요 변두리와 도심지와 차이는 있겠으나 하여튼 그당시 전국의 목욕탕이 거의 이랬을 것입니다.
저는 독자라서 주로 어머니나 할머니를 따라 여탕을 국민학교 3학년까지 다녔지요.
뭐 여탕에서 선생님을 만난다던가 여자 친구를 만나는게 별로 이상 할 것도 없는데 요즘은 아예 태어나면서부터 따로 다녀야 하는가 봅니다.
아주 어렸을땐 우선 목욕탕에 가려면 속옷부터 갈아입고 가야했지요 후에는 싸가지고 갔다 목욕후 새것을 입고 입던 것을 싸가지고 왔지만 요새는 매일 갈아 입으니 뭐 심심하거나 피로하면 그대로 가서 그대로 입고 나와도 되지만요.
뭐 하여튼 새것으로 갈아입고 목욕탕엘 가면 주인이 몇살인지 누구인지 뻔히 알면서도 여탕에 가는 나를 제지하지 않지요 요금을 내면 조그마한 나무번호표를 받아 들고 신발은 요즘 음식점 신발장 같은 곳에 벗어 올려놓고 받은 번호표와 같은 옷장에 벗은 옷을 넣어야 하는데 요즘처럼 넉넉한 것이 아니라 요즘 신발장 만해서 그저 쑤셔 넣은 후 탕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김이 어찌나 많이 서리는지 앞이 안 보일 정도 였지요. 어쨌거나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싸가지고 간 세면도구들을 물바가지에 넣고 빈 자리에 놓아두면 뭐 자리가 있다는 표시는 되는데 이게 나중에는 싸움의 빌미가 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물바가지ㅣ라는게 요즘의 프라스틱이 아닌 나무로 만든 것이여서 물을 잔득 먹으면 무겁기는 왜 그리 무거운지……
여탕과 남탕은 벽으로 갈라놓았지만 위는 꽤넓고 길게 터진곳이 있었으며 밑에도 행구는 물 쓰는곳은 터져있었지요. 가끔은 이곳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요 물바가지를 말리기 위해 거꾸로 엎어 쌓아두는곳이 대부분 터진곳 밑이라 짖궂은 동네녀석들이 그 물바가지를 밟고 올라서 여탕을 볼라치면 여탕에 있던 아줌마가 차가운 물을 냅다 뿌리면 어이쿠 소리에 우당탕하는 바가지 엎어지는 소리에 아이쿠하면 자빠지는 녀석들의 소리로 남탕 여탕 할 것 없이 소란이 일기도 하지요 결과는 해보신분들이 더 잘 아실터이고….,
그리고 요즘처럼 샤워 꼭지가 있는것도 아니고 행금물을 따로 받아 놓은곳에서 행구고 나오는데 어느곳은 남녀가 같이 쓰도록 벽을트고 요즘의 화장실 욕조만하게 행굼물을 받아 놓은곳이 있었지요 말소리는 들려도 절대로 볼수는 없도록 되어 있었고요.
너무 크니까 여탕에 가는 것이 좀 뭣하더라고요 그래서 동네 형이나 아저씨들을 따라 다녔는데 남탕은 여탕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여탕은 우선 엄마가 너무 심하게 때를 밀어 애들 칭얼대는 소리에 등짝 때리고 맞는 소리에 왠 욕은 그리도 하는지…그리고 네자리냐, 내자리다 하는 자리싸움에 비누가 없었졌다느니 하여간 조용한 날이 없었는데.
남탕은 거의 전투중 매복을 하는 것 마냥 조용히 때만 밀지요 간혹 어르신들 탕안에서 시조가락에 숫자 세는 소리가 영낙없는 배추장사 배춧단 세듯하는 소리가 전부인데…..하여간 이랬습니다 더 많은 얘기는 만나서 하지요.
그리고 그때는 목욕탕에 가는 사람도 있지만 목욕탕 보일러실에 화부 만나러 가는 사람도 있었다나 어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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